조선 시대 ‘사내기생’
사내기생, 조선 사회가 만든 말할 수 없는 존재
1. 사내기생은 누구였는가 – 감정의 무대 위에 선 남자들조선 시대, 궁중 연회와 국가적 행사에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. 그것은 감정의 연출이었다. 왕의 기쁨, 왕비의 슬픔, 외국 사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품격, 신하들에게 전하고 싶은 절제된 위엄—이 모든 것을 말 없이 전달해야 했던 무대 위에 한 무리의 남성 예인들이 있었다. 이들은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을 가졌으나, 여성처럼 분장하고 춤을 추며 감정을 연기했다. 이들이 바로 사내기생이다.사내기생은 어떻게 등장했나?사내기생은 단순히 ‘여장을 한 남성’이 아니었다. 그들은 조선 궁중의 예술 체계 안에서 체계적으로 선발, 교육, 훈련된 남성 퍼포머였다. 장악원이라는 국가 예술 기관에서 악공, 무동, 무사로 시작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정재(呈才..